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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 팝송에서 만나는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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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외국 팝송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발견하다_ 글: 김홍기 (음악 생활 칼럼니스트)

외국 영화에서 종종 목격되는 한국 간판, 그리고 한국 말들
한창 홍콩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던 시절, 나는 극장에서 유덕화와 알란탐이 출연하는 '지존계상'을 보게 되었다. 영화의 초반부, 도박을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한 남자가 돈을 모조리 잃자 '나 안 해!~'라고 소리지르며 벌떡 일어나 나가버리는 것이었다. 그때, 극장 안의 관객들은 갑자기 들린 한국말이 신기해 하며 웅성거렸다. 그러나, 이후 홍콩 영화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한국어 대사, 한글 간판, 한국 브랜드 등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에서는 '부산 오뎅'이, '고질라'에서는 동원참치가 등장하기도 했으며, '빅피쉬', '스타스키와 허치', '나는 영국 왕을 섬겼다'에는 등장 인물들이 어설픈 한국말을 구사하기도 했으며, '히트', '이탈리안잡' 등에서는 한글 간판이 등장했다. 심지어 '예스맨'의 짐캐리는 적극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내용도 등장한다. 물론 첫 대사인 '청주 날씨는 어때요'를 '정준하씨는 어때요'로 발음하여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브리트니스피어즈와 한글의 인연(?)
몇 년 전 인터넷상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즈가 한글이 쓰여진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사진이 등장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 것은 그녀가 입은 옷에 쓰여진 한글의 내용이 '신흥호남향우회'였던 것이다. 그 드레스는 돌체앤가바나의 제품으로 밝혀졌지만, 왜 '신흥호남향우회'인지에 대한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즈와 한글의 묘한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그녀가 발표한 'Break the ice'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에는 뜬금없이 '홍치우'라는 한글 간판이 등장하였다. 사건의 전말은 이 뮤직비디오의 외주제작이 한국 애니메이션 회사였는데, 이 회사의 디자이너인 홍성군 씨가 자신의 아들 이름인 '홍치우'를 이렇게 슬쩍 삽입한 것이었다.그렇다면, 해외 팝스타들의 작품에는 한글이 등장한 적은 없을까? 한글의 날을 맞이하여 '음악의 재구성'에서 팝송에서 등장하는 한글들을 정리해보았다.

Episode.1레이지어게인스트머신과 한글



엄정화의 포이즌!
레이지어게인스트머신의 최고의 전성기에 선보였던 앨범 [The Battle Of Los Angeles] 이 앨범의 수록곡 중 'Sleep now in the fire'의 뒷 부분에서는 짧고 희미하지만 엄정화의 목소리와 함께 "여보세요?"라는 소리가 작게 흘러나와 당시 락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가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던 중 기타 이펙터 패들을 밟았을 때 우연히 한국 교포 방송의 주파수가 잡히면서 함께 녹음이 되었고, 멤버들은 그냥 이 부분이 재밌어서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앨범에 실었다는 후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각 레코드점마다 앨범이 불량이라며 교환 해달라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Episode.2조나스 브라더스와 한글



앨범 자켓에 등장한 '타다' 네온 간판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아이돌 밴드인 조나스 브라더스. 국내에서는 원더걸스가 이들의 전미 공연에 오프닝을 서게 되면서 국내에서도 더욱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이 작년에 발표한 앨범인 [A Little Bit Longer]의 앨범 재킷에 '타다'라는 한글로 된 간판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다. 앨범 디자인의 컨셉 상 뉴욕 타임 스퀘어 가든의 모든 간판이 조나스 브라더스로 바뀌어있는데, 유독 이 간판만 유일하게 '타다'라는 간판이어서 더욱 팬들은 궁금했다.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서 국내 발매사인 유니버셜 코리아는 실제 타임 스퀘어 가든에 저런 간판이 있지는 않지만, 재킷 작업을 한 디자인 스탭중에 아마 한국인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 추측이 근거가 있는 것은 이들의 첫번째 싱글 제목이 'Burning Up' 즉 '타다'였기 때문이었다.

Episode.3위저와 한글



어느 회사 제품이죠?
위저의 두번째 앨범 [pinkerton]의 수록곡 'falling for you'는 당황스럽게도 '어느 회사 제품이죠?' 라는 여성 목소리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앨범 속지에는 'lettering: Kyung Hee Kim'이라는 한국 이름도 발견되어 혹시 이 '어느 회사 제품이죠?'의 목소리가 김경희씨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편에서 소개되었던 쿼모에게 기타를 제작해 준 팬이 매니저에게 물어본 결과 (RATM의 엄정화 사례와 같이) 그냥 스튜디오 녹음 중 한인 방송이 잡혔고 레코딩 시 앰프에서 한국 방송 라디오 주파수가 잡혀 흘러 나오는 것을 녹음 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Episode.4듀란듀란과 한글



차도 못 만드는 주제에
약 20년 전 외모도 출중했고, 음악성마저 훌륭했던 듀란듀란을 향한 한국 소녀 팬들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1993년 침체기를 겪고 있던 듀란듀란을 구제해주었던 것은 바로 이 [Wedding Album]이었다. 그런데, 이 앨범의 수록 곡인 'Sin of city'는 한국 여성들의 소란스러운 수다로 시작된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차도 못 만드는 주제에, 차 하나도 못 만드는 주제에~' 라는 대화의 내용이다. 이 앨범을 녹음 할 당시, 국내의 듀란듀란 열성 팬들이 직접 그들을 만나기 위해 그들의 런던 스튜디오를 찾아갔고, 멤버인 닉 로즈가 이 한국 여성팬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이들이 나누는 한국말이 마음에 들어 노래에 삽입했다고 한다.

Episode.5빌리 조엘과 한글



판문점과 이승만
빌리조엘이 1989년에 발표해서 큰 인기를 얻은 'We didn't start the fire'는 1949년부터 노래가 만들어진 1989년까지 총 40년 동안 전 세계를 움직인 주요 사건과 인물, 아이콘들을 나열한 노래다. 조 매카시, 중공, 텔레비전, 마릴린 몬로, 수소폭탄, 말론 브란도, 아이젠 하워, 스탈린, 워터게이트, 아프카니스탄 침공, 디즈니랜드, 호치민이 등장하는 이 노래는 미국 고등학교 역사 교과에도 채택되기도 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한국을 빛낸 50명의 위인들'의 또 다른 버전?) 너무 빠른 단어가 정신 없게 흘러가서 눈치채기 힘들겠지만, 가사와 함께 들어보면 우리와 관련된 단어가 4개가 나온다. North Korea, South Korea(0분 43초), '판문점(0분55초)', '승만리-이승만(2분23초)'. 이 노래에 등장하는 노래와 판문점, 이승만에 대한 내용은 위키피디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pisode.6벡 BECK과 한글



현대, 굿!
독특한 키치감성의 천재 뮤지션 벡의 [Midnight Vultures] 앨범에서는 신기하게도 한국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우선 프린스풍의 러브송인 'Debra' 에서는 'lady, step inside my Hyundai' 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현대란 현대자동차를 이야기 하는 것이며, 미국식인 '현다이'로 발음한다. 또, 'Hollywood freak'에서는 'Pop lockin' beats from Korea'라는 랩도 등장한다. 그리고, 2번 트랙인 'Nicotine & Gravy'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다양한 한글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특히 '굿'이라는 글자가 유독 많이 보이며, 곳곳에서 신문 헤드라인과 같은 글자와 간판의 한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상보러가기)

Episode.7조이와 한글



'안녕하세요 한국 아가씨'. 그러나, 이것은 얄팍한 사기극
80년대 중반 한국 소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로댄스그룹 조이. 당시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터치 바이 터치'는 롤러장, TV CF, 카페와 레코드점 등 가는 곳마다 흘러나왔고, 조이의 내한 공연까지 추진될 정도였다. 조이는 한국의 소녀 팬들의 사랑을 보답하기 위하여 특별히 'Korean Girl'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발표했고, 노래의 도입부에는 직접 '안녕하세요. 한국 아가씨'라는 나레이션을 삽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사기극이었다. 사실 그들의 주무대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었고, 새 앨범에 'Japanese Girl'이라는 노래를 싣게 된다. (물론 도입부에는 일본말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도 본인들의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Japanese'를 'Korean'으로 바꾼 'Korean Girl'이라는 노래를 급조하여 한국판에 실은 것이었다. 참고로 이들은 중국 소녀들을 위한 'Chinese Girl'도 발표 했다.

Episode.8레드맨과 한글



저리가! 비켜라! 물러가라! 누구냐? 레드맨 나보다 잘난 놈 없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나 핑크의 노래에 종종 등장하고 있는 흑인 랩퍼 레드맨. 그의 1집 앨범 [Whut Thee Album]에 수록된 'Blow your mind'에서는 어눌하지만 그가 구사하는 한국어 랩을 들을 수 있다. "누구냐 난 레드맨 나보다 잘난 놈 없다. 이 세상의 제일인 레드맨", "저리가! 비켜라! 물러가라! 누구냐? 나다! 나! 나는 레드맨! 나보다 괜찮은 이 누구냐?". 왜 흑인 랩퍼인 그가 한국어로 랩을 하는 것일까? 이것은 결코 우연이나 장난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 할머니가 한국인인 뉴저지 태생의 한국계 흑인 랩퍼다. 그는 이 앨범뿐 아니라 대부분의 앨범에서 랩의 중간중간마다 한국어 랩을 삽입하고 있다. 그의 명콤비 매쏘드 맨과의 합작 앨범인 [Black Out]에 수록된 'Dat's Dat Shit'의 말미에는 "여기는 가장 따끈따끈한 Radio WKYA(We're Kicking Your Ass-Hole)'라는 한국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제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만 아니라 레드맨도 기억해야 한다.

Episode.9알케미스트와 한글



조용필의 '물망초'
미국의 힙합 뮤지션도 조용필의 음악에 경도 당했다. 에미넴, 나스, 맙딥등을 비롯한 유수의 랩퍼들의 프로듀서를 맡은 바 있는 미국 힙합 뮤지션 알케미스트. 그는 첫 번째 앨범에서 조용필의 노래 '물망초'를 샘플링하여 'The Essence' 라는 곡을 완성시켰다. '슬퍼할 수 없어요, 잊을 수가 없어요'라는 조용필의 음성에 맞추어 알케미스트는 마치 이 가사의 뜻을 이해하고 있는 듯이 애절하게 랩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The Essence'는 단지 노래 한 소절을 샘플링한 것이 아니라 '물망초'의 전주에 흐르는 키보드 소리를 적극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정말 알케미스트가 조용필을 알고 있는지, 우연히 중고 LP를 뒤지다가 듣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사실은 그의 라이브러리는 이토록 방대하다는 것이다. (영상보러가기)

Episode.10푸지스와 한글



순이 사랑합니다
지금은 각자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푸지스의 히트곡인 'fu gee la'는 다양한 믹스로 공개가 되었는데 그 중 국내에서는 발매되지 않은 'Fu gee la (Refugee Camp global mix)'에서는 멤버들끼리 돌아가며 전 세계의 주요 언어로 랩을 하는데 일본어로 랩을 한 로린 힐에 이어서 와이클리프 진은 '라라라 안녕하십니까! 하하! 순이 사랑합니다'라는 어눌한 한국어로 랩을 펼친다. (영상보러가기, 1분 23초 경) 와이클리프 진은 한 인터뷰에서 그가 처음으로 일을 했던 가게의 주인이 한국 사람이어서 기본적인 인사는 할 줄 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Episode.11디안젤로와 한글



여보세요 담배 없어?
대표적인 네오소울 뮤지션 디안젤로의 히트곡 'Brown sugar'의 간주에는 뜬금없는 한마디가 들리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한국어로 '여보세요 담배 없어?'라고 한다.(4분22초경) 너무 짧아 왠지 의심이 가기도 하겠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정확한 반증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너무 심각하게 듣지 말기를...

Epilogue'이런 밴드', '이런 노래' 있다! 없다?

한국인은 한명도 없는 영국밴드 'The Koreans'
코리아나가 아니다. 영국에는 'The Koreans'라는 이름의 밴드가 있다. 그러나, 분명히 밴드명은 '한국인'이지만 이 밴드에는 단 한명의 한국인 멤버가 없는 순수한 영국 밴드이다. 왜 그들은 하필 'Koreans'일까? 그들은 페이브먼트의 'Cut Your Hair'라는 곡의 후렴구에 나오는 'Career, Career'의 부분을 언뜻 들으면 'Korea' 하고 발음이 비슷한 것이 재밌게 생각하다가, 마침 그룹명을 지을 때 좋은 한국인 친구들이 생각나게 되어 이름을 'The Koreans'로 지었다고 한다. 그들은 공연을 할때 종종 '한국인'이라고 씌여진 티셔츠를 입고 공연을 한다고 한다. 그들의 음반은 한국에서 정식 발매는 안되었지만, 2004년에 대학로에서 작은 공연을 열고 가기도 했다.



외국 가수가 ‘문근영’에게 바치는 노래 'Moon Geun Young'
아일랜드 출신의 가수인 '브라이언 켈리'의 원맨밴드 'So Cow'는 실제로 'Moon Geun Young'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 했다. 'So Cow'의 앨범에는 '문근영' 뿐 아니라 'Ja Ju Ah Pa Yo 자주 아파요', 'Choh Ah! 좋아' 등의 한국어를 표기한 제목들의 노래가 실려있다. 'So Cow'의 브라이언켈리는 한국에서 영어강사 활동을 했으며, 'So'가 동물 소 (Cow)인 것이 재밌어서 밴드 이름을 'So Cow'라고 지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한국에 머물면서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문근영'이라는 노래는 몇몇 뉴스에서 보도된 것과는 달리 '문근영에 대한 헌정곡'은 아니다. '길거리에서 그녀와 작별 인사를 나누던 순간, 길거리 핸드폰 광고 포스터 속의 문근영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라는 아이러니한 슬픔을 다룬 내용의 노래다. 현재 그는 유럽 및 전미 클럽 투어 중이다. (영상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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