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inb★irain.net/825
You are here: Home / [세계의 여성활동가⑤]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 – 페트라 켈리
[세계의 여성활동가⑤]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 – 페트
라 켈리
By 신비 on 2005/04/21
환경정의 격월간지 우리와다음 (2005년 3,4월호)에 보낸 글입니다.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 – 페트라 켈리
생태적 감수성으로 세상을 바꾼다 – 세계의 여성활동가들 ⑤
“권력을 무시하고는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페트라를 비롯해 비폭력이론을 옹
호하는 사람들의 심각한 결점 중 하나는 특정 상황이 주어질 때는 물론이고 일반
적으로도 권력에 대해 혹은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세라 파킨 저, 김재희 역 ‘페트라 켈리 – 나는 평화를 희망한다’
302쪽)
이렇듯 현실적인 정치세계의 논리를 결코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않았던
한 정치인. 직관에서 우러나오는 정직하고 성실한 행동으로 의회에서보다 거리에
서 더 크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했던 활동가. 그 결과 정치를 불신하고
절망을 되뇌는 무수한 이들의 마음에 ‘초록미래’의 비전을 심어주었으나, 그
자신 모든 정열을 다 바쳐 일구었던 당으로부터 바로 그 정열 때문에 배척 당하
고 자신이 전적으로 의지했던 파트너의 손에 목숨을 빼앗긴 것으로 알려진 안타
까운 한 젊음. 그이가 바로 독일 녹색당 운동의 상징, 페트라 켈리(1947-1992)다
.
content/uploads/1/cfile4.uf.17612E494D1EA2B903A9CA.jpg>
페트라 켈리
2차대전의 폐허 위, 참혹한 과거의 흔적을 침묵이라는 모포로 덮어두고 있던 독
일땅에서 태어난 페트라 켈리는 이후 십대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비로소 역사의
진실에 처음 눈뜨게 된다. 이를테면 전체주의, 핵, 전쟁과 같은 것들 말이다. 누
구보다 지적이고 호기심 많은 재원이었던 페트라에게 그 시기는 평생 삶과 운동
의 원칙이 되어준 마틴 루터킹의 비폭력 저항정신의 세례를 받게 된 때이기도 했
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로버트 케네디 암살사건의 충격으로 뛰어들게 되었던 민
주당 선거운동과 대학 학생회 임원 활동을 통해 정치가로서의 다양한 자질을 훈
련받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수도 있었다.
유럽통합문제에 관심을 갖고 암스테르담으로 진학한 페트라는 이후 10여년을 유
럽공동체 집행부 사무관이자 반핵운동가로, 그리고 마지막 10여년을 독일 녹색당
의원 및 정치인으로 정열적이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 마지막 10년이란
시간 동안에는 페트라 켈리 개인에게도, 독일을 포함한 유럽 대륙 전역도 거스를
수 없는 ‘초록정치’의 강렬한 색채가 드리워져있었다.
여성주의. 생태주의. 비폭력
마르쿠제의 철학적 명제를 차용, 카치아피카스가 명명한 ‘에로스 효과’의 시대
. 반전평화의 물결이 거리를 뒤덮은 68혁명 세대와 같은 시기를 살았던 페트라는
그러나 이들이 외치는 메시지가 여전히 남성적이고 폭력적인 형태로 드러나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졌다. 비폭력 저항정신의 선구자 마틴 루터킹을 기리는 집
회가 폭력으로 뒤덮이고, 혁명의 이름으로 모든 문제를 하나의 창구로 환원시키
는 운동방식이 의문스러웠던 것이다. 이런 페트라의 입장은 반핵운동과 녹색당
활동을 통해 여성주의뿐 아니라 생태주의. 사회적 책임. 풀뿌리 민주주의. 비폭
력이라는 개념으로 표현되었다.
어린 나이에 암투병을 하다 죽은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반핵운동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어주었고, 동생을 닮은 인도 다람살라의 티벳난민 니마 촌좀에 대한
애정이 티벳 독립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활동을 독일 연방의회 차원으로까지 끌
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자는 것과 먹는 것을 뒷전으로 한 채 일에 파묻혀있다
가도 친구들의 생일선물과 파티는 빠짐없이 챙기는 따뜻한 마음, 정치적 고려와
계산이라는 지름길로 가서 운동의 본질적 가치를 상실하느니 오래 걸리고 투박한
길로 우회하는 쪽이 더 낫다는 원칙주의, 치밀한 자료조사와 완벽한 논리로 상대
를 설득하며 눈앞의 의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성실함, 지독한 불안감과 강박증
속에서도 인권, 평화, 생명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았던 순수한 열정. 이런 것
이 페트라 켈리가 지녔던 강력한 대중적 호소력의 기반이었다.
녹색당의 성장
1970년대말 ‘정당반대당’이라는 기이한 이름에 오합지졸당이라는 별칭까지 덤
으로 달고 생뚱맞게 등장한 독일의 녹색당은 유럽의회를 시작으로 수년만에 지방
의회와 연방의회까지 순식간에 진출했으며 그 핵심에 페트라 켈리가 있었다. 그
러나 의회진출 이후,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업무형태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원칙
주의로 인해 페트라는 빠르게 당으로부터 멀어져갔으며 결국 10여년만에 의원직
을 포함 당내 직위까지도 모두 잃고 만다. 이후 녹색당은 지난한 내부 노선 갈등
을 겪으면서도 정치세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이어갔으며 1998년 총선에서는 사
민당과의 연정을 통해 집권당이 되기에 이르렀다. 그 녹색당의 씨앗을 뿌리고 가
꾸었던 페트라 켈리는 이미 떠나고 없으며, 생전에 연정을 분명히 반대했던 이로
서 지금의 녹색당에 대한 평가가 어떠할는지도 가늠할 길이 없어졌지만 말이다.
content/uploads/1/cfile29.uf.125830554D1EA2B905B020.gif>
페트라 켈리 @Right Livelihood Award
“좀더 민주적인 방법으로 가는 수밖에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는 기존
정당이나 의회 그리고 사법부를 반드시 해체시켜야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고, 거
기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내자는 뜻도 정녕 아니다. 모든 정보가
정당을 통해 사회로 확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반대과정 또한 몹시 중요하
다. 정당과 노조는 사회 안에서 부상하는 생각들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증폭하는
구실을 맡아야 한다. 어떤 정치사안이 의회제도 안에서 제 모습을 잡아가는 방식
, 이 과정은 정녕 바깥 세상에도 널리 적용되어야 한다. 비폭력과 창조적인 방법
을 통해 환경운동과 평화운동, 그리고 타협을 용인하지 않는 정당반대당 즉, 녹
색당운동을 통해 생명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정치의 잣대로 보면 페트라의 정치활동은 대책없는 아마추어리즘으로 비난받
을 법 하지만, 정직한 비평자라면 그것이 결코 아마추어리즘이 아니라 분명한 가
치판단에 따른 선택이자 실천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
실천은, 생태적 감수성이 충만한 활동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모든 폭력과 거짓과
억압에 저항하고자 했던 페트라의 삶 전체를 지배한 영성의 구체적인 발현이었다
는 것까지도.
덧붙임) 페트라 켈리는 인도의 칩코운동을 포함, 전세계의 다양한 여성활동가들
과 원주민들을 만나며 자신의 인식이 크게 확장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사
후 하인리히 뵐 재단에서는 페트라켈리상을 제정하여 전세계적으로 의미있는 활
동을 펼친 환경활동가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앞회에 등장한 왕가리 마타이도
2004년 이 상을 받았다.
2005. 3
참고자료
1) 세라 파킨 저, 김재희 역 ‘페트라 켈리 – 나는 평화를 희망한다’
양문
2) 페트라 켈리 저, 이수영 역 ‘희망은 있다’ 달팽이
참고사이트
1) 독일녹색당
http://www.gruene-partei.de
2) 유럽녹색당
http://www.eurogreens.org
3) 하인리히 뵐 재단
http://www.boell.de
4) 페트라 켈리 재단
http://www.petra-kelly-stiftung.de
\'none\'; return false\">
color=green>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