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join  
인권뚝배기① 학교는 왜 그렇게 학생의 머리카락과 복장에 집착할까?
 너냐  hit :  239  
인권뚝배기① 학교는 왜 그렇게 학생의 머리카락과 복장에 집착할까?
학교는 왜 그렇게 학생의 머리카락과 복장에 집착할까?

요리사 : 진냥




    #1. 나는 교대를 다녔었는데, 1학년 때 다른 과의 한 학생이 머리를 새빨갛게 염색해서 와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새빨간 머리는 멀리서도 눈에 뜨였다. 하지만 그 학생은 곧 더 유명해졌다. 대학 총장이 길에서 그 학생을 보자마자 불러 세워 야단을 쳤고 심지어 기숙사에서 퇴사시키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학생답지 못하고 더욱이 다른 이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 학생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도 수업을 빠지거나 과제를 내지 않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2. 초등학교 선생이 되고 나서 가끔 학부모님들이나 다른 교사들로부터 학생들의 머리길이나 귀걸이, 손톱 등을 단속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듣는다. 서랍 속에 늘 손톱깎이를 넣어두고 손톱이 긴 학생을 찾으면 직접 또각또각 깎아 내는 교사도 많다. 머리를 풀고 있으면 묶으라고 종용하고 남학생인 경우 머리가 길어 귀가 덮이면 내일 꼭 자르고 오라고 다짐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실내에서 하얀 실내화를 신는 것에 초등학교 교사들을 집착한다. 슬리퍼를 신는것은 학기 초에 교사들이 가장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 중 하나이다.
    
    #3. 군인이라고 하면 삽질을 하거나 축구를 하거나 군사훈련을 받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광고나 tv드라마에서 보이는 군대의 상징은 부대 앞 이발소다. 삭발하다시피 머리카락을 자르는(미는) 남성의 눈망울은 붉다. 한편,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 같이 익혀오는 스킬이 있으니 바로 다림질과 바느질이다. 군인들은 두꺼워서 웬만한 힘으로는 다리기 힘든 군복을 휴가 나갈 때면 칼날처럼 줄이 서게 다리고 군화는 얼굴이 비치게 광을 내어 닦는다.

    #4. 친구들과 만나러 길을 나서는 날 문 앞에서 붙잡는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방과 신발에 이르기까지 날 스캔한 어머니는 “좀 더 예쁘게 하고 가지”라든가 “저번에 그 검정 자켓을 입고 가지 그러니”라며 내 차림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


앞의 네 가지 사례는 모두 다른 사람의 두발과 복장에 대해 통제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사실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는 중·고등학생만 두발과 복장 단속을 당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대학생도 초등학생도 군인도 저처럼 서른 살이 넘은 사람도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를 받습니다. 과거로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노동자들에게 사장들이 머리를 기르지 못하게 강제했었어요.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면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노동자들은 스스로를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통제해야한다는 논리였죠. 지금 청소년들에게 머리를 짧게 자르게 하고 염색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랑 비슷하죠?

[두발과 복장을 규제하는 이유1] 머리가 길면 공부를 못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머리가 길면, 엄색을 하면, 옷이 신경을 쓰면 공부를 못하기때문이라는 이야기예요. 근데 이건 어떤 연구에서도 입증된 적이 없어요. 사실 학습능률을 생각한다면 학교에서 냉난방과 책걸상, 환기시설을 개선하지 않는 게 더 문제겠죠. 뿐만 아니라 나의 외모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신체의 자유”에 속하는 것인데, 우리 사회가 공부를 잘하는 것(그것도 머리길이나 복장이 성적과 관련이 있는지 확실하지도 않은데)과 인간의 기본적 권리중에서 공부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계속 외치고 있는 거죠. 이 것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정말 공부 잘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고 학교나 이 사회가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을 염원한다면 학생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기 이전에 냉난방과 책걸상, 환기시설, 급식, 조명 등에서 학습능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봐야하는 거 아닐까요?

[두발과 복장을 규제하는 이유2] 단정함에 대한 집착

“외모가 정신에 반영되므로 외모를 단정히 해야 한다” 등의 이야기도 많이 듣죠. 하지만 이 ‘단정함’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뭐가 단정한 걸까요? 전 10대 시절 머리색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밝은 갈색이었어요. 길에서 외국인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었죠. 그럼 전 단정하지 않은 사람인가요? 머리길이가 짧은 게 단정한 거래요. 근데 그렇다고 머리를 삭발하고 오면 반항적이라고들 하죠. 그럼 수많은 흑인남성들 - 흑인 중 일부는 두피를 파고드는 곱슬머리를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조금씩 나누어 묶어 땋거나 삭발해서 두피로 파고 들지 않도록 하죠. 여성들의 경우에도 매우 짧게 머리를 자르고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은 반항적인가요? 소위 깍두기머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단정해보이나요? 우리가 은연중 단정하다고 말하는 것은 눈에 뜨이지 않고 순종적인 모습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남들과 비슷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보다는 전체에 혹은 명령에 잘 따르는 사람이길 바라는 거죠. 즉 ‘단정함’이라는 말은 굉장히 권력적이고 정치적입니다. 앞의 네 가지 사례에서는 대학교수가 대학생에게,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국가가 군인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두발과 복장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즉, 복장과 두발의 통제는 보다 힘이 세고 권력이 있는 사람이 더 약한 사람에게 행하는 권력적 강제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강제행위를 포장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이 ‘단정함’이라는 논리이죠. 단정해야한다는 규율을 통해 권력행위가 아니라 정당한 행위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단정해지기 위해 개성을 억누르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없는 비인간적 인간이 되어가게 하는 거죠.


    복종시킬 수 있고, 쓰임새가 있으며, 변화시킬 수 있고, 나아가서는 완전하게 만들 수 있는 신체가 바로 순종하는 신체이다. 저 유명한 자동인형은 단지 인간의 몸을 설명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말하자면 정치적 인형이었고, 권력의 축약된 모델이기도 했다. … 어떤 사회에서나 신체는 매우 치밀한 권력의 구물 안에서 포착되는 것이고, 그 권력에 신체의 구속이나 금기, 혹은 의무를 부과해 왔다. … 신체의 활동에 대한 면밀할 통제를 가능케 하고, 체력의 지속적인 복종을 확보하며, 체력에 순종-효과의 관계를 강제하는 이러한 방법을 바로 ‘규율’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 단순히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해주기를 바라는 일을 시키기 위해서뿐 아니라 어떻게 그들의 신체를 장악할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규율은 이렇게 복종되고 훈련된 신체, ‘순종하는’ 신체를 만들어낸다. 규율은 (효과적이라는 경제적 관계에서 보았을 때) 신체의 힘을 증가시키고 (복종이라는 정치적 관계에서 보았을 때는) 동일한 그 힘을 감소시킨다. 간단히 말하면, 규율은 신체와 힘을 분리시킨다. … 규율은 증가되는 효과와 확대되는 지배 사이의 구속관계를 신체를 통해 확립해 두는 것이다.
    -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 중 3-1. 순종적인 신체 pp. 215-217.



일제치하에서도 단발령이 내려졌고 로마시대에는 여성들은 강제제모를 당해야 했습니다(로마시대에 여성들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성인의 상징인 털을 신체에 가질 수 없다는 논리로 반드시 모든 털을 제거
해야만 했습니다. 어리더라도 솜털에 이르기까지 조개껍데기를 피부에 문질러 모두 제거해야 했죠. 이를 현재 여성들이 하는 제모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수많은 노예와 농노, 평민들은 신발을 신는 것과 모자를 쓰는 것을 금지 당했습니다. 반면 귀족들은 가마나 마차를 타고 우산을 쓰고 다니면서도 고급신발과 모자를 썼죠. 모든 신체와 외모에 대한 통제는 완전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행해졌으며 권력에 복종하게 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이 가져야 하는 자기결정권과 존엄성, 신체의 자유를 부정하는 상징이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로서 말이죠.

[두발과 복장을 규제하는 이유3] 두발자유화는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머리가 길거나 옷을 날라리처럼 입으면 다른 사람 눈에 단정하지 않게 보이고 탈선의 기회가 많다”라는 말도 참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또 두발자유화가 되면 교사들이 더 힘들어질 거라고 말하고요. 하지만 사실 두발과 복장단속을 안하면 가장 일거리가 줄어드는 건 교사들일 겁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기검사가 인권침해라고 결정되고 난 후에 초등학교에서 일기검사가 사라지자 교사들이 편해진 것처럼 말이죠.

지금 교사들이 힘든 건 학생들의 머리길이가 길어서, 학생들이 교복을 입지 않아서가 아니라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인 학교분위기와 지나치게 많은 행정업무 때문이에요. 한 교사에게 부과되는 수업도 너무 많고 말이죠. 무엇보다 학생들의 범죄와 폭력에 대해서는 적절한 훈련과 교육을 받은 ‘전문 상담 교사’를 확충해서 지원해야 하는 일입니다. 현재와 같이 몇몇 탈선학생들을 상대로 교사가 폭력적으로 강요하고 그 책임이 해당 교사에게 모두 지워지는 방식 자체가 잘못인거죠.


    모두가 같은 머리, 같은 옷을 하고 있는 학교에 다른 머리, 다른 옷을 한 학생이 한 명 들어와 같이 생활한다고 해보세요. 대부분이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저 놈은 왜 우리랑 다르지? 재수 없네.”입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이미 획일적 사고에 길들어져서, 획일적 집단을 추종하고, 자신과 다른 모습을 지닌 사람들을 나쁘게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리고 결국 현재의 두발과 머리에 길들여져서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걸 귀찮아하고, 두려워하게 되죠. … 물론 두려울 거예요.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어떤 위험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이렇게 당하는 이유는, 그리고 이렇게 두려워하는 이유는 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이에요. 그럼 힘은 어떻게 얻을까요? 간단합니다.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학생들이 단단하게 뭉치면 그게 힘이에요. 그리고 학교는 그 힘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뭉치지 못하도록 학생들을 두렵게 만드는 거예요.
    -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인권을 넘보다 ㅋㅋ 2부. 미친학교를 혁명하라. p. 111-112.


두발과 복장은 다른 사람에게 절대 양도할 수도, 다른 사람이 절대 침해할 수도 없는 기본권 중 하나인 신체의 자유에 관한 것입니다. 있는 권리라도 현실에서 싸우지 않으면 얻어낼 수 없어요. 전세계에서 노예제가 모두 사라진 것 같아도 몇몇 나라에 남아있는 것처럼 내 손으로 직접 바꾸지 않는 한 세상은 바뀌지 않는 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권리도 수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으로 싸워서 쟁취했던 거예요.

자, 우리가 할 일은 애매하지도 불분명하지도 않아요. 서로서로 모여서 학교와 싸우는 겁니다. 우리들의 힘으로 두발·복장 규제를 없애는 그날까지, 우리 존재 화이팅!

* 읽을거리*
1) 공현 외(2009).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인권을 넘보다ㅋㅋ. 서울: 메이데이. pp. 91-113.
2)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공현(2010). 청소년인권수첩. 서울: 양철북. pp.198-200.
3) 미셸 푸코. 오생근 역(1994).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 경기도 파주: 나남. pp. 213-222.







veil 26 정말 남들과 똑같은 머리하고 ,옷을 입는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그 학생스럽게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의문스러울때 많아
정말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학교에 전문적인 상담교사를 배치하고, 행정업무에서 교사를 벗어나게해서 교과연구에만 충실할수있도록 해주는게 먼저 아니냐고

veil 49 어차피 평교사나 학생이나 둘 다 권리없고 인권없는 취급받는거 거기서 거기인데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 진짜 착취자들끼리 싸우는 그 느낌.. 문제는 교장쪽들이랑 국가 담당자들인건데.. 근데 모든 논란은 학생-교사로 나뉘어짐 ㅋ 학생 인권 죽여서 교사가 얻는게 뭐고 교사 인권 없애서 학생이 얻는게 뭔데.. 둘 다 윈윈할 생각은 안하고 나는 피해보니깐 다른 피해보는 애를 잡아서 만족감이라도 얻겠어 딱 이짝..

veil 54 대학생도 자율이지만 공부안하고 망나니처럼 사는게 아닌것처럼 처음에 규제풀면 애들 사이에서 시끌벅적하겠지만 안정되면 괜찮을거같은데... 난 다시 올수없는 10대를 규정따라 귀밑몇센치 단정한 머리로 살았던게 너무 아쉬워ㅠㅠ 맨날 공부공부공부만 하고ㅋ


prev   “김정일 만세다, 이 개○○들아” 너냐
next   수도권에 산다는 것이 죄가 되는 시대 너냐

list


Copyright 1999-2022 Zeroboard